최근 몇 년간 물가 상승과 주거비 부담이 커지면서, 도시 생활을 접고 시골로 이주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특히 은퇴를 앞두거나 이미 은퇴한 중장년층 사이에서 시골 이주는 ‘생활비 절감 + 삶의 질 회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방법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오늘은 경기도에서 살다가 전남 장흥으로 내려간 58세 김민수(가명) 씨 부부의 사례를 들어, 시골 생활이 실제로 얼마나 생활비 절감 효과가 있었는지 살펴봅니다.
1. 도시 생활, 버틸 수 없었던 이유
김 씨 부부는 경기도 외곽의 20평대 아파트에서 거주했습니다. 남편은 몇 년 전 조기퇴직을 했고, 아내는 파트타임으로 마트 계산원 일을 하고 있었지만, 월 고정지출이 만만치 않았습니다.
- 아파트 관리비 + 주차비 : 월 25만 원
- 전기, 수도, 가스요금 : 월 18만 원
- 식비 : 월 70만 원
- 교통비 : 월 20만 원
- 보험, 통신비, 기타 : 월 40만 원
총 생활비는 매달 약 173만 원. 여기에 예상치 못한 의료비나 경조사비가 생기면 한 달 예산이 쉽게 무너졌습니다.
“퇴직금이 있다고 해도 앞으로 20~30년은 더 살아야 하는데, 이렇게 쓰다가는 버틸 수 없겠다 싶었어요.” 김 씨의 말입니다.
2. 시골로 눈을 돌린 계기
시골 이주를 결심하게 된 건, 우연히 본 TV 다큐멘터리였습니다. 귀농·귀촌인들이 작은 땅과 집으로 자급자족하며 사는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김 씨 부부는 ‘우린 농사는 못 지어도 생활비를 줄이면서 조용히 살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처음엔 전원주택 매물을 알아봤지만, 가격이 만만치 않았습니다. 그러다 전남 장흥의 한 시골 마을 빈집 리모델링 소식을 듣게 되었고, 빈집을 사서 고쳐 쓰는 방향으로 계획을 세웠습니다.
3. 이주와 초기 비용
- 빈집 매매가 : 2,500만 원
- 리모델링 비용 : 1,800만 원 (지붕 보수, 단열, 주방·욕실 교체 포함)
- 이사 및 가구 재배치 비용 : 200만 원
총 4,500만 원으로 작은 시골집을 마련했습니다. 도시에서 아파트를 팔고 남은 돈은 은행에 넣어 두고, 매달 이자 일부를 생활비에 보태고 있습니다.
4. 시골 생활비 공개
시골로 내려온 뒤 김 씨 부부의 생활비는 크게 줄었습니다.
- 전기·수도·가스요금 : 월 9만 원
- 식비 : 월 40만 원 (텃밭 채소·이웃 나눔 덕분에 절감)
- 교통비 : 월 7만 원 (대중교통보다 자전거·도보 이용)
- 통신·보험 : 월 30만 원
- 기타 생활비 : 월 10만 원
총 생활비 96만 원. 도시에서 살 때보다 월 77만 원 절약하게 됐습니다. 1년이면 900만 원이 넘는 절감 효과입니다.
.
5. 생활비 절감 외의 변화
생활비 절감 외에도 긍정적인 변화가 많았습니다.
첫째, 건강 개선입니다. 직접 밭일을 하면서 하루 평균 1만 보 이상 걷게 되고, 신선한 식재료를 먹으니 혈압과 혈당 수치가 좋아졌습니다.
둘째, 이웃과의 관계입니다. 도시에서는 옆집 사람 얼굴도 모르고 살았지만, 시골에서는 김장·수확철에 서로 도움을 주고받으며 자연스럽게 친분이 쌓였습니다.
셋째, 마음의 여유입니다. 자동차 경적 소리, 층간소음, 출퇴근 스트레스가 사라지고, 매일 아침 산과 강을 보며 하루를 시작할 수 있게 됐습니다.
6. 시골 이주를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김 씨 부부는 “시골 생활은 로망만으로는 힘들다”고 말합니다. 병원, 마트, 문화시설이 멀고, 겨울엔 난방비가 더 들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합니다. 또, 외로움을 느낄 수 있으니 취미나 동호회 활동을 함께 준비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합니다.
“생활비 줄이는 것만 보고 오면 실패합니다. 시골이 주는 불편함과 장점을 모두 이해하고 내려와야 오래 버틸 수 있어요.”
정리
시골 이주는 단순한 ‘주거지 이동’이 아니라, 생활 방식 자체를 바꾸는 선택입니다. 김 씨 부부처럼 계획적으로 준비하면 매달 생활비를 절반 가까이 줄이고, 건강과 삶의 만족도까지 높일 수 있습니다. 다만, 모든 선택에는 장단점이 있으니, 충분한 정보 수집과 현지 답사를 통해 자신에게 맞는 방식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